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좋은글

섬진강 5 - 삶 / 김 용 택

by snow0205 2004. 10. 8.


섬진강 5 - 삶 / 김 용 택

이 세상
우리가 사는 일이
저물 일 하나 없이
팍팍할 때
저무는 강변으로 가
이 세상을 실어오고 실어가는
저무는 강물을 바라보며
팍팍한 마음 한 끝을
저무는 강물에 적셔
풀어보낼 일이다.
버릴 것 다 버리고
버릴 것 하나 없는
가난한 눈빛 하나로
어둑거리는 강물에
가물가물 살아나
밤 깊어질수록
그리움만 남아 빛나는
별들같이 눈떠 있고,
짜내도 짜내도
기름기 하나 없는
짧은 심지 하나
강 깊은 데 박고
날릴 불티 하나 없이
새벽같이 버티는
마을 등불 몇 등같이
이 세상을 실어오고 실어가는
새벽 강물에
눈곱을 닦으며,
우리 이렇게
그리운 눈동자로 살아
이 땅에 빚진
착한 목숨 하나로
우리 서 있을 일이다.

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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♣ 착한 목숨 하나로 서 있으면서도 내가 살아가는 이유를 댈 수 있는 지혜가 하루 빨리 나에게도 생겼으면 좋겠다. 삶이 별 게 아니라는 것을, 삶은 결코 대단하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. 그리고 그럼에도 삶은 값진 것임을 진정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. 그런 용기와 지혜가 나에게 있었으면 좋겠다. 삶에 초연하기란...... 그래, 어쩌면 영원한 꿈일런지도 모르겠다. 

 

 

김용택 시 사이트에서 퍼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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